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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운전면허학원 후기

학원 선택

강릉에는 운전면허 학원이 2개가 있는데 나는 집에서 더 멀고 외진 곳인 연곡면에 있는 강릉운전면허학원을 선택해서 등록했다. 더 먼데도 불구하고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어차피 셔틀이 오니까 먼 건 등록할 때 빼고는 괜찮고, 무엇보다 친절하다는 평이 많아서였다. 뭐 배우는데 혼나면 위축되는 타입이라 절대절대 불친절한 곳은 싫었다.

등록 과정

먼저 전화를 걸었었는데 전화로는 등록이 안되고 직접 방문해서 등록하고 예약 잡아야 한다고 했다. 전화 걸 때는 혹시 예약이 다 찼을까 걱정되어 12월 말에 전화로 연락했던건데 1월 중순 등록인원이 다 차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하고 나중에 갔는데 그게 실수였다 차가 없던 시절이라 예약하러 우정 가기에는 너무 먼 곳이라 아직 인원 남았다고 해서 나중에 맞춰서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1월 둘째주즈음 가니 예약이 다 차서 설날 지나고서나 장내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가장 빠른 장내 교육 예약 날짜가 2주 후였으니, 일단 얼른 방문해서 예약하시길...

학원비

2종 따는데 총 720,500원 + 현금으로 내야하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그게 9,000원인가 했던 것 같다.

나중에 보니 그래도 수도권 보다는 훨씬 저렴한 듯하다. 그리고 다행히 카드 분할 결제도 오케이 해주셔서 강릉페이로 최대 한도까지 쓰고 나머지는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었다.


시설

시설은 뭐 내가 다른 운전면허학원을 가본 건 아니라 모르겠지만, 뭐 낡은 건물이긴 하지만 난 정겨운 느낌이라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90년대부터 운영했다는 말씀을 얼핏 강사님께서 하셨던 것 같은데 약간 90년대 감성이 묻어나는 곳 같달까...? 화장실도 낡긴 했지만 뭐 휴지도 있고 나쁘지 않았고 여름엔 모르겠으나 겨울이라 뭐 벌레도 없으니 크게 불편한 부분은 없었다. 

등록하는 공간, 대기하는 공간이 1층에 있고, 2층은 학과교육 받는 곳, 밖은 장내교육장이 있었다.

학과교육

3시간 교육. 카드 찍으라는 때 잘 찍으면 되고, 교육은 이것저것 도움되는 내용을 설명해주셨다.

운전면허책을 주는데 그거 한 번 다 풀고, 앱으로 모의고사 좀 풀어본 후에 필기를 봤고, 목표는 100점이었는데(모의고사에서도 100점 맞은 적은 없음 ㅋ) 예상과 달리 법령 관련 문제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81점인가로 합격함..,,,, 잘보고 싶었는데 조금 아쉽. 공부 대충하고 보는 사람들 많은데 개인적으로 초보라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과 실제 운전에서도 도움될 만한 내용들이 들어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책 한 번은 읽어보고 가는 걸 추천한다.


장내교육

원래는 장내교육 4시간을 하루에 다 듣고, 다음날 기능시험이랑 필기를 한 번에 보는 일정이었다.

장내교육을 맡아주신 강사님은 친절하셨다. 처음 한 시간 동안은 어리버리하고 어버버하며 그냥 시키는대로만 했다. 1시간 교육 듣고 든 생각은 4시간 교육만에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너에서 핸들 돌리는 것도 어느정도로 해야할 지 감이 잘 안잡혔다. T자 주차는 공식을 알려주셨지만 1번 듣고 외워질 리 만무하니 어렵게 느껴졌다.

2시간 교육까지도 그냥 어버버 하다가 끝났던 것 같다. 2시간 교육 들은 후 갑자기 데스크에서 부르시더니 내일 기능시험 보는 사람이 많아서 그러니 그냥 오늘 시험을 보지 않겠냐는 나름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2시간 째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고 감이 안잡히는 느낌이라 그냥 오늘 수업 듣고 집에 가서 유튜브도 좀 보면서 시뮬레이션 돌리고 시험 볼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시험보고 가지 않겠냐는 소리에 파워 J로서 계획이 틀어지는 걸 싫어하기도 하고 떨어질까봐 두려워서(사실 떨어지는 것보다 시험비 4만원을 더 내야하는 게 무서웠다.ㅋ)내일 보겠다고 하려고 했는데 다른 여자분이 오케이 하시길래 나도 에라 모르겠다 그냥 쇠뿔도 단김에 걍 빼버리자는 마음이 들어서 그냥 보겠다고 하고 도로교육 일정도 예약했다. 내 생각보다 일정이 딜레이 되어서 마음이 급박해서 빨리 시험보고 다음 일정 예약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아무튼 2시간까지는 암것도 모르겠더니 시험보기로 결정한 후 다음 수업인 3시간 째 교육에서부터는 갑자기 감이 오기 시작했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실력이 급격히 진보한 느낌. 지나고 보니 4시간 교육 후 시험 보게 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정도면 붙을만 하니까 그만큼 시키는 것 같다.

4시간째 교육에서는 시험기를 켜놓고 혼자 탔다. 처음 혼자 타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뭐랄까 혼자 드라이브 처음 하는 느낌?(하지만 속도는 20km이하임,,,ㅎㅎ) 진짜 어른이 된 느낌? 이 들어 너무 신나버린 나머지 마지막 구간에 과속(이라고 해봐야 30km,,,ㅋㅋ) 해버려서 잘하다가 마지막에 실격점을 받기도 했다. 물론 실제 시험 아니고 연습이라서 상관은 없었지만 좀 많이 신났던 거 같다.

시험은 무난하게 100점으로 통과. 천천히 하라는대로 하니 어렵지 않았다.

2시간 교육까지는 정말 자신이 없었는데 차근차근 알려주신대로 하고 쉬는 시간마다 잠깐이지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돌리니 어렵지 않았다. 

끝나고 셔틀 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4시간이 생각보다 순식간에 지나갔고 별로 힘들지 않았다. 

도로교육

도로교육 일정은 원래 2/11 2시간, 2/12 4시간, 2/13 시험 예정이었는데, 일정을 파투낸 누군가가 있는지 어느날 연락이 오셔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데 그러겠냐고 하셔서 그러겠다고 했다. 얼른 면허 따서 본가를 가야했기에 시간이 급박했다. 혹시라도 불합격하면 시험봐야해서 진짜 본가 못가게 될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시간을 당겼다.

그래서 1/31 금요일에 2시간, 2/3 월요일에 4시간+시험 보는 일정으로 변경했다. 

금요일에 갈 때는 장내 이후로 운전을 꽤나 쉬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운전한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그 설렘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지만... 강사님은 장내와는 다른 강사님이셨는데 이분도 친절하고 좋으셨다. 핸들을 크로스하며 돌리는 법을 다시 알려주셨고, 바로 도로로 나갔다. 처음엔 코스를 가지 않고 그냥 아무 도로를 가면서 속도감을 먼저 익히도록 해주셨다. 그러고는 A-D코스를 한 번씩 돌았고 2시간 째에도 코스를 돌았다. 2시간 교육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든 생각은 장내교육 2시간 끝났을 때랑 마찬가지로 ‘와 지금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합격할 수 있을까? 다음번 교육 들으면 익숙해질까? 될까?’ 이런 생각이 또 들었다. 주말동안 코스 영상을 반복해서 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운전 끝나고 간간히 주차도 해보도록 해주셨다. 물론 당시엔 주차까지 해낼 실력이 아니라 하라는대로 할 뿐 주차 감각을 익히지는 못했었다.

주말동안 열심히 코스 영상 보면서 반복해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네비에서 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꼭 코스를 외우지는 않아도 되지만 코스를 외워야 시험볼 때 안정적으로 잘 볼 수 있기 때문에 코스 영상 많이 보고 익숙해진 뒤 가는 걸 추천한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월요일에 교육 듣고 시험 보러 갔다. 시뮬을 열심히 돌리고 갔음에도 첫 시간엔 주말동안 쉰 후에 타서 그런지 몸이 경직되고 생각과 달리 잘 안되었다. 1시간 탄 후 쉬는 시간엔 ‘오늘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 될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2번째 수업 때 장내수업 3시간째와 마찬가지로 신기하게도 뭔가 탁하고 익숙해진 느낌이 들었고 첫 시간과 달리 내 스스로 느끼기에도 긴장이 좀 풀리면서 여유롭게 잘 탔다. 강사님도 아까와 달리 갑자기 발전했다고 해주셨다. 그 후 3시간, 4시간은 그냥 시험대비 모의고사 느낌으로 실수하는 부분 기억해가며 줄여나가는 과정이었고 익숙해지는 과정이었다.

도로 시험

어떤 여자분하고 탔는데 그분이 먼저였고 내가 뒤였다. 그래서 그분이 코스를 뽑도록 했는데 그분이 뽑는 코스에 따라 나는 그 코스의 반대 코스로 정해지게 되는 거였다. 개인적으로는 B코스가 제일 어렵고 D코스가 제일 쉽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분이 C코스를 뽑으시는 덕분에 다행히도 D코스를 타게 되었다. 

그 여자분이 먼저 시험을 봤는데 차선 변경하다가 뒷차 못보고 사고날뻔;;; 면허시험 보다가 황천길 가는 줄,, 당연히 시험에서 떨어뜨릴 줄 알았는데 그걸 살려주심,,, 이래서 개나소나 다 면허따나 싶었다. 흠...

난 연습 때와는 달리 시험이라는 사실때문에 경직되어서 좀 삐걱댄 부분도 있고, 연습과 달리 계속 신호에 걸려서 좀 그랬다. 그래서 100점이 이번에도 목표였으나 88점인가로 합격은 했다.

면허발급

면허증은 다음날 오후에 학원으로 찾으러 와도 되었는데 나는 면허 딴 날 바로 본가로 가야해서 직접 다른 지역 운전면허발급소에서 발급받기로 하고 서류를 받아왔다. 면허증은 전국 아무데서나 발급 받을 수 있다.

총평

학과교육 강사님, 장내 강사님, 도로 연수 강사님 모두 친절하게 잘 알려주셨고,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편으로 알고 있고, 셔틀도 운행되어서 편하게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했어서 추천한다.

냥이들이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는 평화로운 운전면허 학원으로 추천.

이후에 집에 가서 아버지랑 동생 태우고 도로 나가보고, 주차연습 빡세게 했다. 너무 추워서 나가기도 싫은 날씨였지만 차 없을 시간에 해야하니 아침 일찍 열심히 연습했는데 열심히 유튜브 영상도 보며 시뮬 돌리고 해봐도 막상 나가서 내가 해보면 주차가 잘 안되고 감도 안잡혀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장내 때도 그랬고, 도로 때도 그랬고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잘 안될 것 같다가도 잘 해내었으니 이번에도 잘 해낼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열심히 해보았다. 다시 강릉으로 돌아와야 하는 일정이라 4일 정도 집에 있었고, 연습할 시간은 이틀 뿐이었지만 연습한 이틀내내 운전만 하고 오면 시무룩해져서 왔고 혼자 운전하고 다니고 있을까 걱정돼서 괴로운 마음마저 들었다. 매일 어머니가 처음이라 그렇다며 위로해주셨다. 그러고는 아직 허접한 실력이지만 그래도 차를 끌고 강릉으로 와야하긴 해서 처음 고속도로를 탔는데 주차보다 차라리 고속도로는 할 만했다. 강릉으로 와서도 동생이 며칠 머무르며 특훈을 해주었고 꽤나 위축되고 시무룩해지기도 하며 배웠다. 동생 가고 혼자 운전하기 시작하니 두렵지만 점점 할 만해졌고, 2주 정도 후엔 다행히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데나 주차도 잘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면허 딴 지 3개월 된 지금은 그래도 잘 하고 다니는 것 같다. 초보딱지 부끄럽다고 안붙이고 다니는 동료분보다 주차도 내가 한 방에 더 잘한다ㅋㅋ 암튼 처음 운전하는 분들 중에 나처럼 괴로운 시간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많이 연습하고 감 익히면 누구나 다 되니 너무 걱정말고 천천히 하라는 것. 다 할 수 있다. 화이팅. 그리고 나도 초심 그대로 늘 안전운전, 방어운전, 양보운전하자.